지난주엔가 우연히 버클리 대학교 남자 농구팀 경기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남편의 모교인 코넬 대학교와의 경기가 12월 10일에 있는 걸 발견,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관심있다고 해서 그날 티켓 예매를 했다. 🎫
남편은 학사를 코넬에서, 석박사를 버클리에서 해서
두 학교가 붙으면 어느 팀을 응원할지 내심 궁금했다.
0.1초의 고민도 없이 코넬을 응원한다고. 😅
아니 그래도 코넬보다 버클리에 더 오래있었는데 고민이 안 되냐 물어봤더니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코넬을 응원한다 강조했고
2년 전 커플템으로 산 코넬 후드티도 입고 갈거라고 했다.
대학원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가장 저렴한 좌석은 $30부터 비싼 좌석은 $90까지 가는 걸로 기억한다.
우리 티켓은 한 사람당 $33. 택스도 피 (Fee)도 없이 깔끔하게 $33.
엄청 싸다. 프로 농구의 1/3가격. 🏀
우리는 코트의 딱 중간 지점인 레벨 C 섹션 2의 거의 맨 끝 줄인 25열에 예매.
물론 $66으로 조금 더 앞자리를 살 수 있지만 뒷자리에서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고
대형 스크린이 있기 때문에 굳이 앞자리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저렴한 자리를 예매했다.
티켓은 CalBears 공식 사이트에서 바로 예매했다.
Cal Bears
농구 시즌이라 3월까지 게임 스케줄이 나와있다.
우리는 코넬전 외에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싱글 티켓.
티켓을 예매하면 구매 확인메일이 온다.
그리고 애플 월렛에 티켓을 옮길 수도 있다.
첫 대학 농구 경기 ㅎㅎ 기대반 설렘반. 🩷
저녁을 일찍 먹고 경기장인 Haas Pavillion으로 향했다.
집에서는 걸어서 15분 정도. 가까워서 좋다 ㅎㅎ
대학 근처에서 사는 장점 중 하나.
12월 버클리 저녁은 코끝이 살짝 시릴 정도의 추위.
Haas Pavillion을 지나간 적은 많은데
안에 들어가 본 건 처음.
음식은 반입 가능하나 가방은 핸드백 사이즈의 가방만 반입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핸드폰, 카드, 그리고 작은 과자 하나만 손에 들고 갔다.
자세한 가방 규정은 여기.🧳
Haas Pavilion Bag Policy
무료로 가방을 맡길 수도 있으니 참고.
티켓 현장 구매도 가능.
약속대로 우리는 코넬 후드티를 입고 갔다.
학기말이고 평일 저녁 경기라 그런지 아쉽게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버클리 대학교의 로고.
하스 파빌리언 내부는 엄청 넓고, 모던하고, 깨끗하다.
남편한테 돈이 많은 학교인 게 티가 난다고 했다.
병원인줄 ㅎㅎ
곰땅.🐻
재학생들은 얼마나 뿌듯할까 ㅎㅎㅎ
들어가기 힘든 만큼 누릴 수 있는 자원과 시설이 많은 건 사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버클리 얘기만 나오면 절레절레.
대학원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
음료수와 스낵을 파는 곳도 층마다 있다.
선수들 몸 푸는 중.
사람이 듬성듬성 앉아있다.
우리는 좌석 열과 번호를 분명 숫자로 받았는데
가보니 숫자가 아니라 죄다 알파벳으로 적혀있어 어디가 우리 자린지 찾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안내해주시는 분도 안 계셔서
경기도 시작했고 그냥 일단 아무 빈 좌석에 앉았다.
버클리 경기만 그런 건지 아니면 대학교 경기들이 다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냥 눈치껏 아무 데나 앉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J열 16, 17에 앉음.
코트가 이렇게 가까이 보인다. 시야 엄청 좋음. 😁
사람들이 많이 안 왔다. 경기장의 1/3 정도만 찼음.
학생뿐만 아니라 그냥 나같은 일반 주민들도 많이 왔다 ㅎㅎ
머리 희끗하신 분들도 꽤 많이 계셨다.
코넬 후드 입고 인증샷.
찐 코넬리안 남편과 코넬 근처에도 안 가본 부록(Annex) 1인. 😅
하지만 응원은 내가 더 열심히 했다고.
남편이 이러다 린치 당하는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
캘리포니아 VS 코넬 🐻
Golden Bears VS Big Red
둘 다 마스코트는 곰이다.
표정 살벌하다 진짜.
남편은 생각보다 관중에 코넬리안이 많아서 놀랐다고.
버클리의 공식 색깔은 파란색과 노란색.
코넬은 빨간색과 회색. 듬성듬성 빨간색을 입은 사람들이 꽤 보였다.
치어리더 팀. 🙌
공중제비 기술이 장난이 아님.
프로게임은 쿼터와 하프타임으로 나눠져 있는데,
대학 농구는 전반 20분 하프타임 15분 그리고 후반 20분으로 더 짧다.
전반전은 코넬이 압도적으로 앞서서 그냥저냥 재미있게 봤는데
후반전에 버클리가 각성해서 제대로 뒤집었다.
심장이 쫄리고 진짜 손에 땀을 쥐면서 봄.
결국 또 역전당하긴 했지만.
대학생들 경기라 프로 농구에서는 보지 못하는 진귀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이 또르르르 굴러간다던가 럭비처럼 공을 잡은 선수 위로 탑을 쌓는다던가.
농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슛 정확도나 재미면에서 프로 게임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후반전이 진짜 재미있었고 끝까지 초집중해서 봤으니까.
결과는 88-80으로 코넬의 승리.
남편이 좋아한다 ㅋㅋㅋ
근데 내심 버클리도 응원하게 된다면서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ㅎㅎㅎ 두 곳 다 다녔으니 당연히 둘 다 마음이 가겠지.
기쁘지만 안타까운 마음. 🥲
돌아오면서.
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놨다.
눈은 오지 않지만 버클리도 나름대로 예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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