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Sports Games)

Athletics VS Tigers @ Oakland Coliseum -2024.09.07

adayinthebay 2024. 9. 9. 15:30

굿바이 애슬레틱스 🥲. 
9월 29일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애슬레틱스가 오클랜드 구장을 떠난다.
1968년 캔자스에서 옮겨와 60년 가까운 세월을 오클랜드에서 보냈다. 
이곳에 온 후로 1971, 1972, 1973, 1989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베이에 왔을 땐 이미 최약체 팀 중 하나로 전락한 상태였다 (2020년 마지막 불꽃 제외). 

최악으로 손꼽히는 구장에 경기력까지 시원찮아 종종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메이저리그 팀이고 구장도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일 년에 한 두 차례 꼭 응원하러 가곤 했었다. 
아쉽게도 내년에는 새크라멘토로 옮겼다가 궁극적으로는 라스베이거스에 새 둥지를 틀 예정이라고 한다.
 
9월 29일 경기는 이미 매진이 되어 보러가지 못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응원하러 가고 싶어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을 보러 갔다. 사실 밀워키 브루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그리고 뉴욕 양키스 세 팀 중에서 고민했는데 
그나마 타이거스랑 붙는 날 보러 가야 이길 확률이 높다고 판단 (타이거스를 얕본건 아니고ㅠ), 9월 7일 토요일 낮 경기를 예매했다. 

여기 오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 
다들 최악의 구장이라고 하지만 내가 에이스의 첫 경기를 보러 왔을 땐 태어나서 이렇게 큰 구장을 처음 와봤기 때문에 그저 다 좋아 보였다.

비교대상이 없던 것도 한몫했고. 그저 여기가 제일 좋은 곳인 줄 알았...
근데 다리 건너 자이언츠 구장을 가보니 여기가 얼마나 후졌는지 알겠더라. 

보안검색대. 슬렁슬렁 지나감. 음료 빼고 웬만한 건 다 들여보내 준다.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파는 음식은 비싸긴 더럽게 비싼데 맛은 또 더럽게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음식을 따로 싸간다. 

우중충한 콘크리트 색이 돋보이는 콜리세움. 
남편피셜 무슨 공사장 입구 같다는 메인 게이트... 그래도 나에겐 이게 남바완, 영원히 남바완 🙌. 
앞으로 당분간은 이 져지 입을 일도 없겠다 ㅠ 

드디어 입장!

오늘도 우리는 그늘이 있는 섹션 120, 32열에 착석. 시야는 대충 이렇다. 
4만 6천명정도 수용이 가능한 엄청 큰 구장인데 평균 몇 천명밖에 오지 않기 때문에 (...) 에이스 게임은 상대가 다저스나 자이언츠 아닌 이상 당일 아침에 구매해도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 
 
한 번도 에이스가 이긴 경기를 본 적이 없는 남편은 오늘만큼은 제발 좀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고 나도 간절한 마음으로 1회부터 놓치지 않고 봤다.  

에이스의 마스코트 스톰퍼.
(우리 한정) 너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ㅠ
 

우리가 사간 음식. 
오니기리 두 개에 팝콘 치킨. 약 $30불. 맛있었다 ㅎㅎ. 엄청 배부름. 
음료는 반입이 안 되기 때문에 물은 $6불 주고 사마심... 

간식거리가 먹고 싶어 경기장에서 산 구슬 아이스크림 $8불... 가격 미친듯. 

5회 말 에이스가 선취점을 냈다. 남편이 흥분했다. 
이 기세로 제발 이겼으면 하고 간절히 빌었다 🙏.

결과는 전날 연장전으로 타이거스를 7-6으로 누른 에이스는 힘을 다 소진했는지
역시나 노답 경기력을 보여주며 2-1로 역전패했다 😭. 또 졌어 또!
그리고 남편이 보고 싶어했던 메이슨 밀러는 당연히 나오지 않았다. 
두 번이나 공을 받고도 바닥에 떨군 20번 겔로프... 내 너를 잊지 않으마 😡.  

우리에게는 콜리세움에서의 마지막 에이스 경기라 그냥 바로 나가기 아쉬워서
관중석 제일 앞까지 가서 서성이다 왔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과는 반대로 에이스는 힘도 못쓰고 져버렸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 

나가는 길에도 열심히 응원해주는 에이스 팬들 🙌. 
나의 베이 생활에 많은 추억을 안겨 준 콜리세움인데 이제 다시 올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서글펐다.
 
에이스(A's)가 가면 비스 (B's)라는 독립 구단이 콜리세움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에이스 다음이라 비스인가. 너무 대놓고 B급인 것 같....
누가 팀 이름을 저따위로 정했냐며 비웃는 댓글을 여럿 봤다.
나도 처음 듣고 농담인 줄... Ballers 줄여서 B's 라는데. 
 
토요일에 타이거스 상대로 2-1로 깨진 에이스는 
그다음 날 9-1로 또 깨졌다. 노답이다 진짜 ㅠ 왜 저래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