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풋볼 (미식축구) 경기를 봤다🏈.
그래도 미국에서 산지 꽤 됐는데 프로 풋볼 경기는커녕 대학 풋볼도 본 적이 없다.
스포츠 경기를 좋아해서 야구하고 농구는 줄곳 보는데 이상하게 풋볼은 관심이 안 간다.
그저 미국 사람들이 열광하는 수퍼볼이 1년에 한 번 한다는 것 정도만 안다.
뚜렷한 계기는 없었지만 일단 대학 풋볼을 한 번 보고 재미있으면 나중에 프로팀 경기도 보러 갈 요령으로 집 근처 UC버클리와 원정팀 NC State의 대학 풋볼 경기를 예매했다.
예매는 남편이 UC Berkeley 대학교 홈페이지 calbears에서 바로 예매했다.
대학 풋볼이라 티켓값이 저렴하길 기대했지만... 하나당 세금 포함 $100 정도 들었다.
버클리 주민 디스카운트나 졸업생 특혜 이런 것도 없다 ㅠ 너무해. 💸
여담으로 캘(UC 버클리의 닉네임이자 풋볼팀의 이름)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명문대지만
풋볼로 유명한 곳은 아니다...현재 순위는 ACC리그 꼴찌 17위. NC State는 16위.
꼴찌들의 치열한 전쟁을 보러간 셈. 원래 1~2위보다 꼴찌들이 더 치열한 법이다.
경기는 토요일 오후 12:30.
간단한 룰조차 몰라서 유튭에서 대충 공부하고 갔다.
사진은 한산해 보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교통 체증이 어마어마했다.
집에서 스테디움까지 걸어서 15분정도라 차가 필요 없었지만 경찰이 와서 도로를 통제하고 거리에 사람들이 넘쳤다.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을거라 예상했는데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와서 놀랬다.
머리 희끗한 노인들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해서 원래 대학 풋볼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건가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이날이 홈커밍데이였다. 온갖 버클리 졸업생들이 다 몰려왔다는 뜻.🎓
그래서 다들 한 마음으로 버클리 대학을 상징하는 네이비/노란색 옷을 입고 왔다.
졸업생인 남편은 의도치않게 홈커밍데이 경기를 보러 온 건데
우리 둘다 버클리와 전혀 상관없는 보라색 옷을 입고 갔다.
진짜 우리 부부하고 상대팀 응원단만 다른 색;;
버클리 모자라도 사서 쓰고 갈 걸 😬.
스테디움 도착.
지나다니기만 했지 실제로는 처음 와봐서 엄청 신남.
엄청 크다. 약 6만 명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버클리 대학의 전체 졸업식은 여기서 한다고 하는데 정작 남편은 안감.
사람 미어터진다고... 본인 과 졸업식에만 참석했다.
버클리의 마스코트는 오스키라는 곰이다. 예쁘진 않다. 웃는 표정이 무섭기까지 함;
심지어 얘 눈에서 레이저빔도 나온다 ㅠㅠ 필살기인듯.
응원 구호는 "고 베어즈 (Go Bears)." 🐻
골든 베어즈인 버클리 외에도 곰을 마스코트로 하는 미국 대학교가 꽤 되는 것 같다.
‼️투명 가방이나 지갑 사이즈의 가방 아니면 반입이 불가능하다.
나는 가로 15센티 정도 되는 작은 크로스백을 메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안된다고 저지당했다.
어쩔 수 없이 보관소에 맡기고 (무료임) 재입장했다.
입장! 일찍 도착한 편이라 아직 한산했다.
우리는 H구역의 48열에 앉았다.
꽤 더운 날씨였는데 지붕 아래 그늘에 있어서 엄청 쾌적했다.
H, HH, I 구역의 40열부터가 그늘 섹션인 듯하다.
반대편은 완전 땡볕이다.🌞
이날 해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맨정신에는 오래 못 앉아있을 듯;;;
응원단, 마칭밴드, 그리고 재학생 지정 구역인 것 같았다. 역시 젊어서 잘 버티는 건가.
Go Bears!
골든 베어즈의 영역표시 ㅎ
마칭밴드 등장. 🎶
마칭밴드도 다 학생들이 하는 걸까?
드디어 선수들 입장.
상대팀 NC State는 빨간색이다. 마스코트는 늑대 (Wolf pack).
뙤약볕 아래서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한 응원단과 재학생들.
주로 시원한 그늘에 앉은 졸업생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맥주 마시면서 잡담;;;
대놓고 폭리를 취하는 스낵바에서 우리 점심을 해결했다.
치즈스테이크와 핫도그. 가격은 음료까지 약 $40. 가격 미친 듯.
1,2 쿼터까지는 재미있게 봤는데 3 쿼터 지나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룰을 완벽하지 이해하지 못하고 풋볼 특성상 땅따먹기 하면서 끊김이 잦아서 몰두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치어리딩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상대팀 응원단은 어웨이 팀이라는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간 탑 쌓기, 공중제비 등 기예에 가까운 스킬을 연신 선보였다
리스펙.
2쿼터 지나가니 경기장이 꽤 많이 찼다.
풋볼에서는 쿼터백이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한다.
리더 + 전략가 역할을 한다고.
이날 처음으로 터치다운과 필드골을 봤다.
막연하게 적진을 뚫고 슬라이딩하는 드라마틱한 터치다운을 상상했는데 그냥 공 들고 냅다 뛰어 들어가더라.
버클리와 아무 상관 없는 보라색 옷을 입고 간 우리...🥲
결과는 23-24로 캘의 패배... 3 쿼터에서 뼈아픈 역전을 허용했다.
아니 우리는 무슨 보는 스포츠 경기마다 져 ㅠㅠ
이날의 승리로 NC State는 16위에서 무려 13위로 뛰었다.
황금 곰돌이 캘은 17위 붙박이가 됐다. 🏈
나오는 길에 마주친 오스키.
너무 무섭다 ㅠㅠ 13일의 금요일 제임스인줄.
할로윈 에디션이야 뭐야.
기념품으로 받은 수건. 🤭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비싼 티켓값에 비해 아쉬운 경기력이라 다음에 또 갈지는 모르겠다.
라이벌인 스탠포드와의 경기는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울 테고.
심지어 스탠포드도 잘하는 팀이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프로팀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는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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