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 남편과 다녀온 피터팬 뮤지컬의 후기.
남편과 나는 직장인이라 되도록이면 평일 저녁에 약속이나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다. 몇 번 시도해 봤는데 그 다음날 출근이 너무 힘들어서...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어린시절 최애 뮤지컬이었던 피터팬을 보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수요일 저녁 7시 공연을 예매했다.
티켓 예매는 티켓마스터에서 했다.
예매할때 주차권도 콤보로 한꺼번에 예매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뭐 깎아주거나 그런거 일절 없다. 그냥 한 번에 해결하는 편리함 정도.
티켓을 사고나면 파크위즈 (Parkwhiz)에서 따로 주차예약 이메일이 온다. 주차비는 $25불이다. 비싸...ㅠ
이때까지는 기대감에 부풀어 미처 몰랐는데 이 주차장 알고보니 극장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다 🏃🏻♀️🏃🏻♂️
아니 이럴거면 뭐하러 차를 가져가 ㅠㅠ 이렇게 먼 곳에다 예약을 해줄거면 돈이라도 적게 받던가 ㅠㅠ
걸어오면서 보니 중간 중간에 공영 주차장도 겁네 많았고 평일 저녁시간이라 텅텅 비었었다. 산호세에서 평일 저녁 뮤지컬 보는 사람들은 티켓 예매할 때 주차장 같이 예매 할 필요 없이 당일에 근처 공영 주차장에서 주차하는게 훨씬 더 이득일듯...
저녁 공연이라 아예 밥을 먹고 들어갔다. 저녁은 한식당 온담에서 먹었다. 그랜드 오프닝이라 그런지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예뻤다.
우리는 갈비찜하고 김밥을 시켰는데 갈비찜은 생각보다 느끼한 감이 있었고 김밥은 예상 외로 실하고 맛있었다.
산호세 퍼포밍 아츠 극장은 밖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확실히 샌프란시스코 오피움보다 훨씬 크고 좌석간 간격도 크다.
San Jose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살짝 한국 대극장 느낌도 나고 쾌적해서 좋은데 이 극장의 단점은 좌석들이 블록으로 나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보다시피 (회색이라 잘 안보이지만) 좌석들이 다 일렬로 되어 있다. 그말인 즉슨 중간 좌석을 예매했으면 왼쪽이나 오른쪽 끝에서부터 수풀 지나가듯 관객들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는거!! 그러니 자리가 다 차기 전에 가서 미리 앉아있든지 아니면 되도록이면 자리를 뜨지 않는게 매너일 듯 싶다.
공연 시작 바로 전에 도착하면 인파를 뚫고 지나가기 살짝 민망하다 ㅠ 어떤 사람은 무릎만 살짝 올리면 되지만 어떤 사람은 아예 일어나야 하기도 하고 번거로우니까.
우리는 5열 살짝 왼쪽 좌석을 예매했다. 무대에서 가까워서 오케스트라도 보이고 배우들도 잘 보였다. 확실히 무대도 오피움보다 컸다.
총평은 음...
일단 브로드웨이 산호세의 안목을 너무 믿었고, 투어 도는 작품이라는 말에 더 혹했고, 가족 뮤지컬이라는 사실을 망각했고, 뭔가 예고편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근데 진짜 예고편이 다 했다.
내 마음에 때가 많이 묻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동심을 잃어서 그런건지 그냥 딱 어린이들이 볼만한 뮤지컬이었다.
피터팬 맡은 주인공은 고음 올라갈때 목소리가 갈라져 불안불안했고 와이어 달고 날아다니는데 착지할때 휘청거리고... 😵💫
시대에 맞게 재해석 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웬디는 앞뒤 생각 안하는 껄렁한 10대로 나오고 타이거릴리는 네이티브 어메리칸의 당찬 부족 여성을 표현하기에 캐릭터가 너무 밋밋했다. 팅커벨은 그냥 뾰로롱 소리나는 레이저로 (...) 그나마 후크선장이 (웬디의 아빠로 1인 2역) 선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웬디의 동생들로 나오는 아이들도 너무 올망졸망 귀여웠고. 픽시 가루 뿌리며 등장하는 피터팬 등장신은 꽤 멋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나름 관객 참여 뮤지컬이라 피터팬이 팅커벨을 되살릴 때 혼신의 힘을 다 해 "어린이들이 요정을 믿으면 팅커벨이 다시 살아날 수 있대!! 너희들 요정을 믿니???" "더 크게!!! 믿니????" 하며 객석에 앉아있는 아이들고 부모님들의 우렁찬 예스를 요구하는 씬이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1부가 2부보다 그나마 낫고 노래도 아임 플라잉 빼고는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그것도 가기 전에 예습하고 가서 그나마 기억에 남는 듯. 이번에도 디즈니 원작을 미리 보고 갔는데 사실 시대에 뒤쳐지긴 했어도 어떤 면에서는 원작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결론은 아이가 있다면 무조건 가서 볼 뮤지컬. 애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하지만 현생의 때에 찌든 30대 성인 남녀가 즐기기엔 조금 무리였던 뮤지컬. 그리고 산호세 평일 저녁 공연은 굳이 미리 주차장 예약 하지말고 그냥 공영 주차장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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