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Shows and Concerts)

Lauv @ Greek Theater - 2024.10.02

adayinthebay 2024. 10. 5. 09:12

남편은 라우브를 좋아한다 🤭.
본인 피셜 팬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의 노래를 좋아하고 제법 많이 안다.
지난달쯤인가 우연히 라우브가 버클리 그릭 씨어터에서 공연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날 바로 티켓을 예매했다.
수요일 저녁 7시 콘서트 🎤. 
둘 다 직장인이라 웬만하면 평일 저녁 이벤트는 피하는 편인데 이 정도면 팬 맞는 듯?
나는 라디오에서 라우브의 노래가 나오면 듣는 정도.
일부러 찾아서 듣지는 않지만 모두가 아는 유명한 곡 세 곡 정도는 안다.
남자보다 여자 팬이 더 많다는데 우리는 성별이 바뀌었나 봄 😬. 

티켓은 티켓마스터에서 구입했다.
하나당 $115 정도?
우리가 샀을 땐 매진되지도 않았고 원하는 자리 구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차 없이 갈거라 파킹은 예매하지 않았다. 
 

35도까지 올라간 10월의 무더운 날 🫠. 
저녁은 버클리 프리하우스에서 간단하게 햄버거를 먹었다. 

훌륭하진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음. 
 

나는 7시 공연이라고는 해도 분명히 오프너가 있을 테니 천천히 가자는 주장이었고,
남편은 오프너 없이 7시에 바로 시작할 것 같으니 시간 맞춰서 가자는 주장이었다. 
틀리는 사람이 주말에 점심 쏘기로 함 🤑. 

 
그래서 일단 시간에 맞춰서 가보기로 했다. 

입장!
버클리의 그릭 씨어터 (Greek Theater)는 첨이었다. 
UC Berkeley 소유의 콘크리트로 만든 야외 원형 극장이다.

UC Berkeley의 졸업식을 하는 풋볼 스테디움 바로 옆에 있다.

올해 공연 리스트. 칠판 같닼ㅋ
Keane이랑 라우브 제외하고 아는 사람이 없... ㅠ.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아직 듬성듬성 있다. 
예상했다시피 아시아 사람이 대부분. 

우리 자리. 콘크리트 벤치 실화냐. 
하루종일 햇빛에 달궈져서 벤치가 굉장히 뜨뜻했다.

우리 앉은자리에서의 시야는 대충 이렇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 
하지만 콘크리트라 딱딱하고 등받이가 없어서 오래 앉으면 허리가 아프다 😖. 

그릭 씨어터 내부엔 음료와 스낵 파는 가게가 여러군데 있다. 
음료 반입이 안 되니 여기서 줄서서 맥주와 스낵을 산다. 
우리는 맥주 같아 보이는 물만 사 옴.  
 

기운 좋은 젊은 사람들은 스탠딩으로. 
그리고 내 예상이 맞았다 ㅎ 역시 오프너가 있었음. 
Alexander 23라는 시카고 출신 싱어송라이터인데 노래가 다 좋았다. 
노래들이 약간 제임스 베이 느낌 남. 아님 말고.
 
알렉산더 23이 7:30에 떠난 후에 한 30분 정도 아무 노래나 막 틀어줬다 (팝과 클래식의 짬뽕). 

기다리는 동안 인증샷
기다리다 지칠 때쯤 드디어 라우브 등장! 

Paris in the rain으로 시작! 아는 노래라서 넘 좋음 🤩
다들 박수치고 떼창하고 난리도 아님. 

후리하게 런닝과 카고바지 차림으로 옴. 
TMI - 라우브는 샌프란에서 태어나 네 살까지 살았다고 한다. 
어찌 보면 고향에 돌아온 셈!
 
라이브를 듣고 깜짝 놀랐다. 완전 음원 그대로 😍.
중간중간 흥에 겨운 추임새와 애드리브도 좋았다.
무대는 굉장히 심플했다. 밴드나 뭐 이런 것도 전혀 없었음.
근데 노래하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앉고, 드러눕고 해서 그런지 비어 보인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여리여리한 소년을 연상했는데
귀염상에 의외로 체격이 좋은 것 같다. 

총 23-24곡을 부른 것 같다. 노래를 잘 몰라서 몇 곡 불렀는지 자세히 기억이 안 남 ㅠ
버클리 오기 전 뉴욕에서 한 콘서트 셋리스트인데 이번 공연과 거의 비슷하다. 
순서만 조금 달랐던 것 같다. 
 
나는 셋리스트에서 네 곡을 알았고 남편은 일곱 곡 정도 안다고.
콘서트에 갈 거면 셋리스트에 있는 곡들은 꼭 듣고 가사도 숙지해서 가자 ㅠ
너무 재미있었지만 곡 예습을 전혀 안 해서 그런지 모르는 곡이 많아서 아쉬웠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Steal the show를 부를 때는 피아노가 등장.
라이브로 들으니 더 좋았다 ㅎㅎ
 
 

 
앵콜로 두 곡을 불러줬는데 첫 곡은 모르는 곡이었고,
마지막 곡은 I like me better였다 😍. 
좋다 못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다들 떼창하고 난리 남. 

공연 내내 관객들은 말할 것도 없고 라우브도 엄청 즐거워 보였다. 
평일 저녁이라 체력적인 부담은 있었지만 
그게 다 잊힐 만큼 노래도 음향도 모든게 훌륭한 공연이었다. 
컨디션이 좋았는지 라이브를 엄청 잘 함 👏. 
관객들과 농담도 많이 하고 말투도 나긋나긋했다. 
남편 피셜 전형적인 캘리 여자 말투 같다고 🤭. 
 
아쉬웠던 건 
우리가 준비 없이 가서 노래를 대부분 몰랐던 것과
(땅을 치며 후회 중)
라우브가 생각 외로 입이 걸걸해서 입만 열면 F word를;; 
이게 젠지 감성인겐가. 알렉산더도 그러더만 🤔. 
그리고 전반적으로 농담도 많이 하고 분위기도 좋고 다 좋았는데 
왠지 모르게 그냥 할 일 하고 호다다닥 가버린 느낌 🥲. 
물론 나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나갈 때 보니까 진짜 (인도 포함) 아시아인이 대부분이었다. 
백인도 듬성듬성 보이긴 했지만 아시아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흑인과 라티노로 보이는 분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시아에서의 인기가 실감이 났다. 꽤 취향 타는 음악인가 봄.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날 들은 노래들이 자동재생된다 ㅎㅎ 
나는 콘서트를 다녀온 후에 라우브에 대한 호감도가 엄청 상승됐지만 
남편은 똑같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