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Shows and Concerts)

The Prom @ Berkeley Playhouse - 2024.09.21

adayinthebay 2024. 9. 24. 06:57

내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극장을 뽑으라면 바로 버클리 플레이 하우스일 것이다. 

원래는 1910년에 교회로 지어졌는데 2007년부터 소극장으로 바뀌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공연 외에도 아이들과 청소년 대상으로 연기 학원도 병행하는 듯하다. 지나갈 때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하다.

토요일에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뮤지컬 더 프롬을 관람하러 버클리 플레이 하우스를 찾았다. 

티켓은 친구가 몇 주 전에 예매를 해줬다 ❤️.

우리는 토요일 저녁 7시 공연을 관람. 

아담한 사이즈의 극장이다. 

6시 반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프롬 외에도 이번 시즌에는 기대되는 뮤지컬을 많이 하는데

그중 지져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사운드 오브 뮤직 꼭 보러 오고 싶다. 

티켓 확인 후 입장!

내부도 진짜 딱 교회같이 생겼다 ㅎㅎ

약 300석 정도의 소규모 극장이라 스테이지는 크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느 좌석에 앉아도 큰 문제없이 무대가 잘 보이는 편이다. 

좌석은 왼쪽 블록과 오른쪽 블록으로 나뉘어있다. 

우리는 D열의 13, 15에 앉았다. 시야는 정확히 이렇다. 

살짝 왼쪽으로 치우친 좌석이다.  

앞에 아저씨가 시야를 가려서 걱정했는데 무대가 높아서 그런지 딱히 가려진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나는 괜찮았는데 친구는 살짝 불편했는지 마침 옆좌석 (D11)이 비어서 바꿔 앉았다. 그리고 아주 편안하게 봤다.

개인적으로 버클리 플레이 하우스에서 보는 세 번째 뮤지컬이었다. 

처음으로 본 게 킹키부츠였고 그 다음에는 렌트를 보러 왔다. 

프롬 포함해서 다 브로드웨이 작품을 재해석한 뮤지컬이다. 

비록 소극장 공연이지만 지난 두 번 다 너무 만족스러운 공연이어서 이번 시즌 작품 리스트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사실 에비타를 본 샌프란시스코 플레이 하우스보다 여러 면에서 더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프롬은 사실 막 엄청 보고싶은 뮤지컬은 아녔지만 뭔가 되게 걸리쉬해보여 동성 친구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큰 줄기의 줄거리만 숙지하고 갔지 예습을 거의 안 해갔다 🫣.

고등학교 파티 (프롬)에 여자친구와 같이 가고 싶은 레즈비언 주인공 에마가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그런 그녀를 도와주러 한물 간 브로드웨이 스타 네 명이 발 벗고 참전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The Prom - Official Trailer

미국 넷플릭스에는 영화로도 나왔다.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 제임스 코든이 나와서 궁금하긴 했는데 굳이 보지는 않았다. 

기본적인 줄거리만 알고 봐도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고 갔으면 더 재밌었겠지 ㅠㅠ

‼️ 한물 간 브로드웨이 스타 네 명이 조연으로 나오기 때문에 뮤지컬 작품 레퍼런스가 많다. 예를들면 시카고라던지.

그래서 의미를 모르고 지나친 씬과 대사가 종종 있었다. 예습을 하고 가면 좋을 부분. 

약 2시간 45분 정도의 꽤 긴 공연이었다.

킹키부츠와 렌트 때 만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본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 재미있게 봤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두 여자 배우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엄청났다.

고등학교 프롬이 배경이라 대부분 어린 배우들을 섭외했을 텐데 다들 실력이 엄청났다. 

어른 역할을 맡은 조연 배우들도 베테랑 배우들인지 노련하게 극을 잘 이끌어나갔다.

지난번에 본 위키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이렇게 여성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작품이 앞으로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나는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성소수자 청소년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불평등을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친구의 한줄평이 와닿았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 

대부분이 신나는 넘버였지만 예습을 안 한 탓에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휘발되어 버림.

 

배우들의 실력 외에도 소규모 극장인 것을 감안했을 때 무대장치와 라이브 밴드의 음악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고 볼거리가 많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음향의 질이 대극장처럼 고르지 못해 잘 안 들리는 구간이 있었다 🥲.  

그리고 가용할 수 있는 배우들의 수가 적다보니 원래 배우가 나오지 못할 때 스텐바이 배우들이 대본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르는 참사도 있었다. 우리가 보러 간 날은 아쉽게도 두 명의 배우가 나오지 못해 스탠바이 배우들이 투입됐는데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그런 단점들을 빼면 나무랄 데 없는 공연이었다. 

특히 예뻤던 건 어린 배우들의 경우 응원하러 온 부모님들이 많았다는 것 ❤️. 

무대 위에서 땀 뻘뻘 흘리며 춤추고 노래하는 자식을 보며 얼마나 뿌듯할까 싶었다.  

그리고 동네 소극장이라 그런지 티켓값도 저렴하고 ($55가 제일 비쌈) 스텝들도 엄청 친절하다. 

엄청난 가성비. 

버클리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지 주말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미리 예매해서 좋은 자리 사수하는 게 장땡이다. 

 

‼️가방 검사를 안 하기 때문에 원하면 음료와 스낵을 가져갈 수도 있고 극장에서 살 수도 있다. 

예전에는 피자도 팔았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공연 보며 피자 먹는건 좀 ㅠ 

‼️주차장이 따로 없고 도로에 주차하기 매우 어렵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프롬은 버클리 플레이 하우스에서 10월 13일까지 공연하며 티켓은 극장 웹사이트에서 바로 예매 가능하다.

Berkeley Playhouse  

 

https://tickets.berkeleyplayhouse.org/Online//default.asp?doWork::WScontent::loadArticle=Load&BOparam::WScontent::loadArticle::article_id=C2979367-53C8-403A-89C0-C2E1D26C2C50&BOparam::WScontent::loadArticle::context_id=undefined

 

tickets.berkeleyplayhous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