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UC 버클리 산책 - 2025.03.07

햇살이 너무 좋은 금요일 오후.

남편이 일찍 퇴근했다. 😁

나도 서둘러서 일을 마치고 

해지기 전에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한창 학기 중이라 학생들이 많을건 예상했지만,

캠퍼스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산책로라

꽃이 많이 폈나 체크도 할 겸 다녀왔다.🌸

 

 

버클리 캠퍼스는 어마무시하게 크기 때문에

한 바퀴 다 도는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항상 남문인 Sather Gate로 들어가서

그 근처 한바퀴 휘 돌다가 돌아온다.

 

근데 오늘은 봄꽃이 얼마나 폈나 보고 싶어서

다운타운 근처에 있는 서쪽 정문까지 가보기로 했다. 

 

 

세더 게이트 근처.

금요일 오후라 학생들이 바글바글하다.

동아리 홍보를 하는지 천막도 곳곳에 있었다.

 

 

포토 스팟인 세더게이트

중앙에 별모양이 있다. 🌟

학교의 모토가 Let there be light (빛이 있으라) 인데,

성경책에서 가져왔다고. 

그래서 별이 있는건가?

 

 

생명과학 건물이 보인다.

안에 거대한 공룡이 있다. 🦖

3년 전에 남편하고 연애하기 시작했을때

첫 데이트로 남편이 공룡 보여준다고 데려와줬다.

 

남편 만나기 전까지 나는 그냥 버클리 사는 주민이었지

대학교와는 관련이 없어서 캠퍼스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졸업생인 남편만나고 나서부터

제대로 구석구석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아직 꽃이 많이 피지 않았다.

아직 추워서 그러는지. 4월엔 많이 필까?

 

 

벚꽃이 만개한 캠퍼스를 기대했는데

너무 일찍 온 것 같다. 

아직 나무들이 앙상하다. 

꽃나무는 못 봐서 아쉽지만 온 김에

다운타운에서 음료수 마시고 올라가기로 했다. 

 

 

캠퍼스 안에는 이렇게 키가 큰 레드우드가 많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 레드우드 사이로 걷다보면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 🌲

 

 

학생들은 달갑지 않겠지만

외부인에게 버클리 캠퍼스는 산책하기 너무 좋은 공원이다.

 

 

레드우드 길을 지나 정문으로 나가면

바로 앞에 Bampfa 라는 미술관이 보인다.

버클리 학생들은 무료 입장. 

작은 미술관이지만 한 두 시간 즐겁게 감상하다 나올 수 있다.

 

 

평소에 다운타운까지 나오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점들이 다 철거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여기 건물을 다 허물고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내가 기억하는 이 길은 스타벅스도 있고,

작은 로컬 상점과 식당들로 가득했는데 

그게 다 없어지고 고층 아파트가 생긴다니 왠지 서글펐다.

 

넘치는 학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숙사가 원인이겠지만

요새 버클리 전역에서 공사가 있으면

대부분 아파트가 생긴다.

아무래도 그게 제일 돈이 되는 사업이다보니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작은 로컬 가게들은 다 사라지고

자본이 뒷받침해주는 프렌차이즈들이 들어오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던 엽서 가게나 작은 팬시샵도 사라졌다.

버클리만의 느낌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전,

시그널이라는 비교적 새로 생긴 카페에 들렀다.

인테리어는 예쁜데 우베 레모네이드는 역대급으로

맛이 없었다. 😱

늦은 오후라 커피를 마셔보지 못한게 아쉬움.

 

 

정문...이라고 하기엔 좀 소박해 보이지만

University of California 라고 써있다.

여기서도 사진을 많이 찍는다.

 

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대학교 티셔츠를 보면

버클리 대신에 그냥 캘리포니아라고 써있기도 하다.

나는 처음에는 그게 그냥 캘리 주를 뜻하는 줄 알았는데,

남편 피셜 버클리 대학교를 뜻한다고.

 

캘리포니아의 첫 주립대가 버클리라서

그냥 캘리포니아라고만 써도 버클리인 줄 안다고 한다. 

그리고 버클리 대학교만 캘리포니아라고 쓸 수 있다고.

자부심 뿜뿜이 느껴졌다.

 

 

어쩜 이렇게 날씨가 좋을까.

연신 감탄하면서 돌아왔다.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모두들 편안해 보인다. 😌

 

4월에 꽃이 피면 또 한 번 오고 싶다.

 

대충 만든 무근본 3분 영상

 

https://youtu.be/FRY5v0NSw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