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 지역은 지금 한창 우기다.🌧️
햇빛이 익숙한 주민들에게
연일 쏟아지는 비와 회색 하늘은
왠지 마음까지 가라앉게 만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비는
애증의 존재다.
집 앞.
막상 우기 때 비가 많이 안 오면
가을에 산불이 날까 걱정되고,
그렇다고 춥고 비가 많이 오면
이듬해 봄에 야생화들이 만개를 하는
이른바 슈퍼블룸이 와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도 티슈를 옆에 끼고 살았다. 🤧
그래도 꽃놀이는 꾸역꾸역 감.
이런 날씨가 3월까지 지속된다.
그렇다고 매일 비가 오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맑은 날도 많지만,
하루 종일 비가 온다거나
먹구름이 잔뜩 낀 날들이 종종 있다. ☁️
그런 날은 꼭 하루 종일 저녁인 것만 같다.
비가 오든 천둥 번개가 치든
남편과 나는 소처럼 일한다.
그것이 바로 직장인의 삶.
출퇴근이 긴 남편은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재택근무가 가능하지만,
사무실이 코앞인 나는
대부분 출근을 한다.
오늘의 출근길. 🖥️🔥
블로그만 보면
마치 맨날 놀러 다니기만 하는 것 같은데
현실은 많이 다르다.
맨날 일에 파묻혀서 살고,
심지어 2월은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할 판 ㅠ
보상심리 때문인지
쉴 수 있을 때 무리해서라도 하고 싶은 걸 한다.
전형적인 워크 하드 플레이 하드.
텐션이 낮은 우리 같은 경우
대부분 실내에서 스포츠든 공연이든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게 대부분이지만.
사무실 도착.
여기서 일한지도 거의 5년이 되어간다.
학생 비자로 있을 때
파트타임으로 시작해서
감사하게도 졸업과 동시에
풀타임으로 바뀌었고,
취업비자인 H1B를 (절반) 스폰해 주었다.
그런 면에서 참 고마운 곳이지만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차별대우와
미국인 동료들과의 임금 차이로
마음고생을 꽤 했다. (사실 아직도)
예전엔 비자 신분이었고
스폰서를 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을이 되어 군말 없이 일했다.
영주권만 나오면 떵떵거리며
할 말 다 하고 살 거라고 바득바득 이를 갈았지만,
남편 덕에 영주권이 생긴 지금
여기 말고는 아직 딱히 일할 곳이 없어서
요새도 고분고분 일하고 있다. 🥲
새로 나온 일자리를 틈틈이 찾아보며.
엄마가 준 박수근 마우스패드.
취저 ❤️
물가 높은 캘리에서
남편 혼자 외벌이로는 힘들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일을 계속하고 싶다.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불안감도 있지만,
어찌됐든 지금은 적은 임금이지만
맡은 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볕 들 날 오겠지?
하지만
마음이 조금씩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다들 풀타임으로 일 하면서
어떻게 이직 준비를 하는지
정말 너무 대단하다 ㅠ 리스펙.
사무실 창문 너머로 빼꼼히 보이는
버클리의 시계탑
오늘은 요가원에 가는 날.
예전에는 몰랐는데
살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말이
요새 엄청 와닿는다.
예전엔 취미였다면 이제는 생존.
일주일에 두 번 꼭 요가를 가려고 한다.
걸어서 고작 15분 거리인데
남편이 차로 데려다주면
그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ㅋㅋㅋ
운동하는 의미가 없어.
클래스 다섯 번에 $115 정도.
비싼 감이 있지만
일주일에 두 번 무료 수업이 있어서
일주일에 유료 수업 하나, 무료 수업 하나
딱 그렇게 두 번 간다.
그러면 5주는 거뜬히 다닐 수 있다.
재택근무가 무색하게
일이 많은 남편은 하루 종일 책상을 떠나지 못하고
망부석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저녁시간.🍚
비가 온다는 핑계로
지난 주말에 장을 안 봐서 냉장고가 빈곤하다.
비도 오는데 시켜 먹을까 잠깐 고민을 했다가
외식값도 많많치 않고
사실 픽업 가는 것도 귀찮고 해서
냉장고를 뒤져 있는 재료로 한 끼 때웠다.
시어머니께서 주신 산채비빔밥 재료.
쌀만 있으면 된다. 완전 편리. ❤️
뭐든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
고맙다.
소박한 둘의 저녁식사. 😌
저녁을 먹고 남편은 다시 데스크로 복귀.
12시간이 넘게 일하는 중이다. 🔥
고요하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도 오늘과 다름없는 날이 되겠지.
그게 오히려 좋은 걸지도.
막 만든 무근본 1분 영상 🎥
https://youtu.be/0AmbwUvQc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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