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Travel)

라스베가스 출장 - 볼거리 (1) - 2025.01.04-05

adayinthebay 2025. 1. 10. 06:59

남편의 라스베가스 CES 2025 출장에 따라갔다. 
CES는 약 150여개의 국가에서 온 4000개의 기업과 7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도 대거 참여하는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 박람회이다. 
이왕 가는거 휴가 내고 맘 편하게 따라갔으면 좋을 뻔했지만... 남편이 전시회장 가있는 동안 호텔에서 재택근무를 했다.
몸도 마음도 바빴지만 4박 5일 동안 자유시간을 이용해 가본 곳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

  • 첫날

다행히도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아닌 집에서 가까운 오클랜드 공항에서 출발.
토요일 오후 4:45분 비행기라 당일 아침에 짐을 싸고 공항으로 출발!

철 지난 크리스마스 장식.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 웨스트를 탔는데 가장 저렴한 옵션으로 사면 좌석 선택이 불가능하다. 탑승 24시간 전부터 온라인 체크인을 하는데 이때 일찍 하면 일찍 할수록 좋은 좌석에 선착순으로 앉을 수 있음. 그러니 사우스 웨스트를 이용하면 무조건 일찍 체크인할 것!
좌석은 A,B,C 그룹으로 나뉘는데 A는 추가 금액을 더 내야 하는 걸로 알고 있고, B그룹부터 선착순 온라인 체크인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오픈한 지 한 시간 후에 체크인을 했는데 벌써 C그룹으로 밀려났다... 
C그룹은 Center, 그러니까 중간 좌석의 줄임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A, B가 다 먼저 탑승한 다음 외롭게 남은 중간 좌석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나란히 같이 앉는 건 기대도 안 했지만, 앞뒤로 중간에 앉는 것도 못 했고 그냥 멀찍이 떨어져 버렸다.

비행은 아주 스무스했다.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 역시 가까운 게 제일 좋아 ㅠㅠ 

베가스답게 공항에도 다양한 카지노 게임이...
공항 게이트에 카지노 있는 건 첨 봤다 ㅋㅋㅋㅋ 역시 베가스. 리스펙.

공항 짐 찾는 곳에 CES 이름표 픽업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공항 외에 웬만한 큰 호텔에도 픽업 장소가 있는 것 같다.
워낙 큰 행사라 사람이 몰리니 꼭 전시회 오기 전에 이름표 픽업해야 한다고. 

CES Badge Pickup이라는 피켓이 있어서 찾기 어렵지 않다.

남편 이름표. 잃어버리면 재발급 350불... 도둑놈들 ㅠ
잘 간수하자.

호스슈 호텔

호텔로 이동.
공항에서 약 10분 거리.

우리가 묵은 호텔은 가성비 호텔로 유명한 호스슈 호텔 (Horseshoe Hotel).
호스슈호텔 홈페이지
 
두 개의 타워가 연결 된 대형 호텔이다.
베가스 호텔 대부분이 흡연 가능하다 보니 들어가는 순간 담배 쩐내와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강한 냄새에 코가 적응을 못 함 ㅠㅠ 

다행히도 금연 객실이 따로 있어서 방에만 있으면 담배 냄새가 안 나긴 한다.
호텔뿐만 아니라 어딜 가나 담배 냄새가 꽤 심하다. 베가스 있는 동안 계속 가래가 생기고 머리가 아팠다.  

우리 방. 
 
일단 위치 좋고 가성비 갑인 호텔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추
담배 냄새야 뭐 어디가나 비슷하니 차치하더라도 그 외에도 실망스러운 점이 꽤 많았다.
 
첫 번째로는 와이파이.
우리가 묵은 방은 1729호였는데 (번호까지 기억함) 우리 둘 다 호텔 와이파이에 연결하지 못했다.
방 안에서 아무리 돌아다녀도 핸드폰이 네트워크를 찾지 못 함. 그리고 데이터에 의존하기에는 시그널이 너무 약했다.  
프런트 데스크는 전화를 안 받고, 받아도 자동응답기가 받는다. 
종이에 나와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면 호텔 내 IT팀이 아닌 호텔체인이 하청을 주는 IT업체의 담당자가 전화를 받는다.
두 번이나 전화해서 컴플레인을 했는데, 처음 컴플레인을 했을 때는 호텔 관리자를 불러준다고 했다.
한 시간 후에 관리자가 오긴 왔는데 본인도 와이파이 찾는데 실패, 흐지부지 됐다. 프런트에 연락하라는 말만 하고 가심.
문제는 프론트가 일단 전화를 안 받고 로비에 내려가면 일단 30분 정도 줄 서서 대기해야 한다.
 
두 번째로 컴플레인을 했을 때는 담당자가 프론트에 연락하고 수동으로 와이파이 연결을 시도했는데 이마저도 실패.
담당 부서에 알리겠다는 말만 하고 해결해주지는 못 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남편이 프론트에 내려가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야 방을 바꿔줬다.
같은 층의 1715호로 옮겼는데 여기는 와이파이가 잡히긴 잡히는데 방 한 구석에서만 잡힘... 와씨 장난하나 진짜. 
방 전체에 인터넷이 되는게 아니라 인터넷을 쓰려면 꼭 그 지정 구석에 가야만 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구석 가서 인터넷 하니까 남편이 기생충에서 본 장면이라고 ㅠㅠ  
본인은 쿨하게 그냥 데이터 쓴다고... 
 
두 번째로는 프런트 직원의 태도. 
불친절하고 고압적이다. 
CES라 손님 많은 것도 알겠고 큰 호텔에 비해 프런트 직원 수는 터무니없이 적은 것도 알겠다.
근데 그렇다고 사람이 이야기하는데 듣는 둥 마는 둥 모니터만 보고 앉아있고 와이파이 안 된다고 몇 번을 얘기해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방 바꾸는 걸로 그냥 넘어가는 게 기분이 나빴다. 숙박비 외에 리조트피도 따박따박 챙겨가면서 기본적인 서비스도 제대로 안 되어있다.
심지어 우리는 킹 베드 룸을 예약했는데 방 없다고 퀸 베드 2개 있는 방을 줌. 

 
마지막으로 샤워실. 
설계를 어떻게 했는지 샤워 부스에서 문 닫고 샤워해도 밖으로 물이 넘친다.
1729호도 1715호도 동일했음.
그 외에 침대는 꿀렁하고 시설은 전체적으로 낙후됐고 가구도 낡았다. 
 
아무튼 비추지만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건 아니다. 
이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그것도 룸에 따라 다르지만) 가 엄청 좋다는거. 

커튼을 치면 하이 롤러와 스피어가 바로 보인다. 
저녁 픽업해서 방에서 먹었는데 완전 뷰 맛집. 웬만한 고급호텔이나 시내 비스타 포인트보다 뷰가 좋다. 
진짜 뷰 좋은건 인정. 특히 저녁. 
 
그다음 장점은 미니 냉장고가 있다는 것. 
물가 높기로 유명한 캘리에서 살고 있는 우리한테도 너무 부담스러운 베가스 물가.  
살인적인 물가에 생각 없이 삼시 세끼 외식을 하다간 파산을 면치 못 한다. 
방에 냉장고가 있다는 건 근처 편의점에서 대충 먹을 거 사다가 쟁여놓을 수 있다는 것.
호스슈엔 있지만 모든 호텔에 다 냉장고가 있진 않다고. 
 
암튼 체크인 하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베가스에서 간 식당들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 

라스베가스 야경

저녁을 먹고 호텔 돌아오는 길에 잠시 야경을 보러 돌아다녔다. 


호텔에서 가까운 파리 호텔과 내부 카지노를 슬쩍 보고 왔다.
파리 호텔 카지노에서는 물랑루즈 같아 보이는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있었음. 

역시 담배+향수 냄새가 너무 역해서 오래 못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힘.  
그리고 텐션 낮고 체력 저질인 나는 밤을 잊은듯한 네온사인과 수많은 인파와 소음에 실시간으로 영혼이 이탈했다.  
아 너무 힘들어 ㅠㅠ 
 
대충 만든 40초 요악
https://youtu.be/mpaigj8P804

 

  • 둘째 날

마침 일요일이라 하루종일 관광.

오늘의 일정은 2시 45분 스피어 내부 공연 관람 + 베가스 유명 호텔 구경 +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스피어

 
남편이 미리 예약해 둔 스피어 공연. 
티켓마스터에서 예매 가능하다. 
Ticketmaster - The Sphere Experience

The Sphere Experience Tickets | Event Dates & Schedule | Ticketmaster

Buy The Sphere Experience tickets from the official Ticketmaster.com site. Find The Sphere Experience schedule, reviews and photos.

www.ticketmaster.com

우리는 406 섹션에 11열에 앉았는데 가격은 티켓당 세금 포함 $120. 비싸다 ㅠㅠ
그래도 베가스에 또 언제 올지 모르고 온 이상 꼭 보고 싶었음. 
2시 45분 공연을 2시까지 오라고 하는데 막상 일찍 가면 할게 없다. 우리는 한 2:20분 정도에 입장했는데도 할게 없어서 일찍 아트리움에 들어가 앉았다.
아트리움 앞에서 찍어주는 무료 사진은 추천! 사람이 찍어주는 건 아니고 기계가 있는데 소중한 추억이 됨 ㅎㅎㅎ 이메일이나 핸드폰 번호로 사진을 전송해준다 ☺️

스마일리 :) 너무 귀엽다 ㅎㅎ 2025년 에디션. 

빠르게 빠르게 입장! 
No bag policy라길래 가방은 호텔에 두고 핸드폰 하고 지갑만 챙겨 나왔다. 
심지어 가방 맡기는 곳도 없다고 함. 클러치 사이즈는 반입 가능하다고 어디서 본 것 같다. 
근데 백팩 메고 들어가는 사람도 몇 명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필요한 것만 챙겨서 간단하게 가는 게 좋을 듯. 

내부는 조명은 화려하나 인테리어는 심플.

남편 말로는 그냥 큰 메가박스 같다고.
그리고 한국 사람 엄청 많음. 

이런 로봇이 군데군데 있는데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다.
관람객들하고 인터렉션을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녹음된 거 틀어주는 것 같은데.
우와 정도는 아니지만 신기하긴 함.

아트리움 내부 입장!
406 섹션은 맨 꼭대기다. 그래도 화면이 잘 보임. 
엄청 경사지고 단차가 엄청 커서 중간에만 앉으면 시야가 가리거나 잘 안 보이는 일은 없다. 
사이드만 피하면 될 듯. 
아트리움 천장까지 스크린을 틀기 때문에 굳이 비싼 자리 예매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본 공연은 영화 블랙스완의 감독이 만든 Postcard from Earh. 
영상미는 엄청 화려하고 생생한 컬러감에 4D라 엄청 실제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스크린이 아트리움 천장까지 커지자 사람들의 환호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그에 비해 내용은 굉장히 직관적인 메시지였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환경 사랑 이웃 사랑.
어쨌듯 경험하기 좋은 공연! 남편 고마워요 ❤️

라스베가스 호텔 관광

스피어는 베네치안 호텔하고 연결이 되어 있어서 공연 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이동했다. 
표지판도 잘 되어 있고 길 몰라도 일단 인파를 따라가면 됨. 

뱃사공이 여럿 계신다. 딱히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지는 않다. 

미술관에 와있는 기분. 

베네치안 호텔 밖. 
이탈리아에 온 것 같다 ㅎㅎ
 
저질 체력이라 이때부터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음. 
남편의 타박 아닌 타박이 시작됨. 🥲

고급스러운 윈 호텔.

윈 호텔 안에 있는 곰돌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호텔과 쇼핑몰.
구석구석 예쁜 곳이 많아서 사진 찍기 좋고 구경갈만 하다. 
 
여기는 무슨 호텔이고 뭐가 유명하고 다음엔 어디 호텔에 갈 거고 이미 두 번째 호텔에서부터 얼굴이 잿빛이 되어버린 아내에게 급하게 단 것까지 먹여가며 투어를 시켜줬지만, 만보 가까이 갈수록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 결국 택시 타고 호텔 근처로 돌아와서 저녁 픽업하고 방에서 쉬었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밥 먹고 호텔에서 쉬니까 조금 기운을 되찾았다. 
주말엔 15분 간격으로 하는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를 보러 나섰다. 
호스슈에서 10분 정도 거리라 딱 밤에 산책하듯 갔다 오기 좋다.

15분마다 쇼를 틀어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막 그렇게 에워싸듯 복작복작 몰려있지 않았다. 적당한 인파가 모여있다 한 곡 끝나면 다들 흩어졌다 (우리도 마찬가지). 분수쇼 한 곡 듣고 15분 기다렸다 하나 더 들을까 하다 그냥 돌아옴. 만사 귀찮.

남편하고 나. 🥲  

이날의 동선. 
 

 
자기 전 호텔 방에서 본 스마일리. 귀여운 건 한 번 더 😍. 꺄 ㅎㅎ
 
막 만든 1분 요약. 
https://youtu.be/9H-bKfFrR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