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의 US 투어의 샌프란시스코 리사이틀에 다녀왔다. 🎹
남편이 조성진을 엄청 좋아하는 데다
다행히 베이지역에 자주 와 주셔서
세 번째 같이 가는 조성진 공연이다.
참고로 SF 심포니 데뷔는 작년에 했고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 3)
올해는 첫 SF 리사이틀이다.
남편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겠지만
설령 이게 SF에서의 마지막이라도
내년에 지구 끝까지 가서 볼 기세다.
(가족이냐고요 ㅠㅠ)
개인적으로 클래식은 잘 몰라서
라벨 피아노 전곡 리사이틀이라 했을 때
부끄럽게도 "라벨"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들어봤다. 🫣
남편의 하드 트레이닝으로
몇 번 예습을 했는데
귀에 감기는 선율이 아니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나마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은 기억에 남았다.
공연은 일요일 오후 7:30.
다음 날 출근이라 집에서 푹 쉬었다가
저녁에 샌프란에 건너가기로. 🌉
베이 브릿지를 건너는데
해가 지기 시작했다.눈뽕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1/large/017.gif)
주차 🚘
샌프란시스코 도착!
파킹은 Performing Arts Garage에서 했고
리사이틀 티켓 예매했을 때 같이 묶어서 했다.
데이비스 홀에서 도보로 2분.
💡공연 3시간 전부터 주차 가능하다.
데이비스 홀이 헤이즈벨리 근처라
주위에 식당도 많고 이것저것 구경하기 좋다.
블루보틀, 리츄얼 커피도 여기에 있다.
당일 주차하면 $22불
미리 온라인으로 사면 $27
자리가 없을까 봐 그냥 티켓 살 때 같이 했다.
비싸도 이렇게 하는 게 맘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저녁 🍽️
저녁은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해결했다.
Doppio Zero
395 Hayes St, San Francisco, CA 94102
Doppio Zero San Francisco · 395 Hayes St, San Francisco, CA 94102 미국
★★★★☆ · 이탈리아 음식점
www.google.com
베이 지역에 지점을 여러 곳 두고 있는
꽤 유명한 이탈리안 맛집이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Pera salad, Marechiaro, Margherita w/ Arugula
그리고 디저트로는 초코 수플레를 먹었다.
음식은 진짜 맛있었다. 👍
하나도 안 남기고 깨끗히 다 먹었다.
특히 샐러드가 쌍콤해서 느끼함을 잡아줬고
파스타는 살짝 매콤해서 피자랑 아주 잘 어울렸다.
양도 둘이서 먹기에 딱 적당했다.
강추.
디저트는 아쉬웠음. 👎
남편 피셜 이건 수플레가 아니라고.
그냥 꾸덕한 브라우니 같았다.
그리고 일단 너무 달아 ㅠ
데이비스 홀 🎹
공연 시작 30분 전에 데이비스 홀에 도착
설날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홍등 데코레이션이 있었다.
아직은 중국 설날이라는 인식이 강한지
데코도 중국풍.
흡사 영화관 같은 데이비스 홀 입구.
24-25시즌을 마지막으로 SF 심포니를 떠나는
지휘자 Esa Pekka Salonen.
작년에 SF 심포니의 프로코피에프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Esa Pekka Salonen을 봤는데
그의 지휘에 홀린듯 반해버려서
남편한테 다시 오자고 했는데
벌써 떠나신다니.
아쉽 ㅠ
티켓 짜잔 🔥
한국 분들이 워낙 많아서
메가박스 온 느낌이었다 ㅋㅋ
코트를 맡기는 곳도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칵테일 바가 있어서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대기할 수 있다.
물론 유로.
밤이라 홍등이 더 분위기 있었다.
한국어 새해 인사가 쓰여있어서
반가웠다 ㅎㅎ
작년하고 다르게
올해는 조성진 사진이 걸려있지 않았다.
남편은 아쉬움을 넘어 분개를.
😡
작년과 올해.
가소로운듯 쳐다보는 성진 초.
작년에는 데이비스 홀 밖에서부터
조성진 사진을 걸어두었는데
이번엔 죄다 Salonen 사진;;;
시야 👀
드디어 입장
우리의 좌석은 E7, E5
티켓당 $129
앞자리인걸 감안하면
엄청 좋은 가격이다.
시야는 이렇다.
아주 잘 보인다.
굿굿.
대형 사진이 없는 아쉬움을
프로그램북의 작은 사진으로 달래 본다.
7:35분이 조금 넘어서 공연이 시작됐다.
그리고 중간에 두 번의 짧은 인터미션이 있었고
리사이틀은 10시가 다 되어 끝났다.
공연이 끝나자 탄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우리 모두 앵콜을 바랐지만
가볍게 미소 지으며 피아노 뚜껑을 닫음.
그리고 유유히 퇴장.
하긴 2시간 반 넘게 공연을 했으면
당연히 앵콜은 어렵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ㅠㅠ
후기
아주 솔직한 후기는
클래식 문외한이라
두 번째 인터미션 이후엔 조금 힘들었다 ㅠ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두 번째 인터미션이 되자
슬슬 자리를 떴다.
가지마요 ㅠ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역시 Serenade Grotesque, Pavane, 그리고
Le tombeau de Couperin (toccata)
기억에 남은 이유는
첫곡이라, 제일 유명한 곡이라,
그리고 마지막 곡이라 (머쓱).
하지만 클래식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숨죽여서 볼만큼
엄청난 테크닉과 집중력을 보여주심.
마지막 곡은 진짜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자동 기립박수.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2/large/034.png)
나보다 조예가 깊은 남편은
(원래 조예가 깊었는지 팬심의 순기능인지는 알수없지만)
거울 4번이 인상깊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렵기로 유명하다는
밤의 가스파르 3악장, 스카르보도.
한 가지 매우 아쉬웠던 점은
매너 없는 일부 관객. 😑
기침도 잦은 편이었고
플래시로 사진을 찍지 않나,
(실수였겠지만)
바로 뒤에 앉은 미국인 아저씨는
공연 내도록 쒸익쒸익 엄청 큰 콧소리를 내서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진심 용가리가 뒤에 앉은 줄.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2/large/022.png)
남편이 엄청 분개했다. 😡
콧소린지 숨소린지 쒸익쒸익 소리 때문에
피아노 소리에 집중이 잘 안 됐다.
특히 은은하게 퍼지는 파반느는
리드미컬한 쒸익쒸익에 묻히고 맘 ㅠ
코 고는 건가 봤더니 그냥 숨소리.
어쩔 땐 조용히 계신 거 보면
선택적 거친 숨소리인지.
엄청 거슬렸다.
아무튼 너무 화가 나서 뒤를 돌아봤는데
그분 옆에 앉은 한국 여자분하고 눈이 마주쳤다.
바로 옆에서 얼마나 힘드실까 ㅠㅠ
앞에 있는 나도 개짜증이 나는데.
너무 속상했다. 😡
본인도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걸 알아채고도
너무 뻔뻔하게 그 아저씨는
숨 쉬는 걸 멈출 수 없으니 꺼지라는 식으로 말을 했고,
(교양은 1도 없음)
옆에 앉으신 한국 분들은 결국 자리를 뜨셨다.
그러면서 같이 온 친구로 보이는 남자하고
라벨이 어쩌고 저쩌고
오늘 말러에 이어 두 번째 공연이라며
온갖 지자랑을 늘어놓았다.
으휴 극혐.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2/large/038.png)
남편은 쉽지 않았지만 너무 좋은 공연이었다며
다음에도 보러 가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팬심이 상승했는지
집에 가는 길에도 라벨을 틀길래
바로 라디오로 돌렸다.
라벨 그만 ㅠ
마지막으로
조금 전 비평가의 후기가 나왔는데
호평일색이었다! 👏
작년 공연의 후기는
사실 조금 비판적인 부분이 있어서(남편의 또 다른 분개 포인트) 😡
이번 리사이틀의 후기가 어떨지 궁금했는데
경의와 찬사가 가득했다.
https://www.sfcv.org/articles/review/charmed-night-seong-jin-cho-and-maurice-ravel#
A Charmed Night of Seong-Jin Cho and Maurice Ravel
Seong-Jin Cho | Credit: Christoph Köstlin/Deutsche Grammophon When I first started browsing the classical musical aisles of a Sam Goody store in Philadelphia in the 1970s, box sets held a special allure. The complete collections of almost anything — the
www.sfcv.org
기억에 남는 부분은,
"비록 몇몇 리스너들에게
세 시간 가까이 되는 라벨의 곡은 무리였을 테지만,
라벨을 잘 아는 사람이나 처음 듣는 사람에게나 마찬가지로
조성진의 이날 공연은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었다."
그저 빛 ❤️
마구잡이로 만든 무근본 1:30 요약 영상
https://youtu.be/3fZho-A7o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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